나이 계산법 한국에만 존재하는
어제 본 NEW NEEK에서 나이에 관한 재미있는 글을 읽었다.
우리나라에는 3종류의 연령계산법이 있는데 이는 복잡하니까 연령계산법으로 표준화하자는 법안이 매번 나오고 있지만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다는 내용이다.
세 가지 계산법이 있다고?
1번 한국 나이 일상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나이다.
태어나자마자 돌이 되고 해가 바뀔 때마다 온 국민이 한 살 더 먹는다.그래서 돌잔치는 태어난 지 1주년이 되는 해로 하지만 아이의 나이는 2세다.12월 31일에 태어난 사람은 태어난 지 하루 만에 돌이 된다.
그 다음 2번, 만연령을 국내법상 표준연령으로 인정한다. 따라서 서류상이나 언론보도 등에서도 만연령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.
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Global Standard이다.가끔 내 주변에서 미국 사대주의 경향을 보이는 사람들이 American Age 라는 표현을 쓰곤 하는데 미국만 나이를 쓰는 건 아니야. (웃음)
3번. 나이가 잘 알려져 있지 않다. 현재 연도로 태어난 연도를 뺀 해이다.1980년생은 2021~1980 = 41세다.
예를 들어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은 만 19세 미만은 청소년으로 본다.그럼 만 19세 이상은 성인으로 간주한다는 것인데 생일이 달라 식별하기가 번거롭다.그래서 만 19세가 되는 해 1월 1일을 맞은 사람을 성인으로 구분한다.즉 나이로 19세가 되면 청소년이 아니라 성인이라는 뜻이다.
어떤가? 여기까지 들어도 복잡하다.
사실 나이 계산법이 하나 더 있었다.빠른 00년생.
2009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폐지됐지만 그 이전에는 1, 2월에 태어난 사람을 빠른 ○○년생으로 구분해 이들은 1년 빨리 초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.
이들은 우리 또래인데도 학교를 일찍 다니기 시작했고 대학생들도 1년 빠른 경우가 많았다.이 때문에 족보가 틀어져 이들은 족보 브레이커로 불리기도 했다.
생각해보니 또 다른 연령계산법이 있었어!주민등록상 나이와 실제 태어난 나이가 다르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나이 계산법이다.
호랑이가 담배를 피우던 시절에는 출생신고를 늦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.그러다 보니 태어난 지 1~2년 만에 출생신고를 하게 돼 실제 나이보다 1~2세 젊게 법적 나이가 만들어지는 것이다.
이런 경우, 나보다 1~2살 연상의 사람을 만났을 때, "실은 말이야" 내가 출생신고를 늦게 했으니까 나이는 너와 같아!"라고 하는 동갑의 스매시가 가능하다.
하... 무려 5가지 연령 계산법이 있다니...
유교 도덕사상의 올림픽 중 하나인 장유유서가 강조돼 온 한국 사회에서 서로 연령부터 확인하고 서열을 정하는 데 너무나 익숙하다.
심지어 놀이터에 가봤자 아직 초등학교에도 들어가지 않은 아이들이 서로 처음 듣는 말이 너 몇 살이니?이다.
하.. 니가 누군지(What's your name?) 니가 어디서 온 사람인지(Where are you from?)보다 니가 몇 살(How old are you?)이 더 궁금하다니..(웃음)
어려서부터 이런 환경에서 자랐으면 다양한 연령계산법을 고안해내고 상황별로 대처하면서 나만을 사는 길을 찾는 게 정답일 수 있다. (웃음)
이제 중년이 되면 인간관계에서 서로 나이를 따져 서열을 정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.
예를 들어 20세가 10세에게는 나이를 강조할 수 있다.비율로 따져도 20세 입장에서는 10세가 자기 인생의 겨우 50% 정도밖에 살지 않는 것이다.까불다간 혼난다.
30세만 해도 20세는 자기 인생의 66% 정도를 산 정도다.인생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봐도 대학 취업 창업 등의 경험에서 선생님이다.
특히 좋은 회사에 취직했거나 창업해 잘 나가는 30세 선배들은 20세 대학생 후배 입장에서는 존경 또는 부러움의 대상이다.
하지만 마흔이 서른을 바라보면 자기 인생의 75%가량을 살았다.40년 세월의 3/4정도를 살아본 것이다.인생의 중요한 변곡점이래야 기혼자의 경우 결혼과 육아를 먼저 해 봤다는 정도일 게다.게다가 결혼과 육아도 필수가 아닌 선택이다.
50세 입장에서는 40세가 이제 80%의 비율에 육박한다.인생의 중요한 변곡점이란 것도 이제 없지 않은가.
인생의 중요한 변곡점을 내세우는 것도 재미있지만 우리는 대학을 너무 똑같이 다니고 결혼하는 등 동질의 삶을 살고 있어서라도 개개 인생의 변곡점은 다르다.대학 안 가고, 취직 안 하고, 결혼 안 해도 된다.
서로가 이질적인 삶을 살수록 나이는 중요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.
그러나 우리는 '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'는 데는 익숙하지만, '나이 차이도 숫자에 불과하다'는 데는 익숙하지 않다.
하아... 여기까지 잘 얘기를 가져왔는데 결론을 못 내리겠어.이곳은 한국 사회다.열 살쯤 친구하자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.버릇없다고 얻어맞다
고령화시대에 따라 유엔이 새로운 연령구분을 했으며, 여기에는 18세~65세는 모두 같은 Youth/Young People(청년 w)로 분류했다. 다른 나라 얘기다.
따라서 위에 쓴 글은 오늘 새벽 문득 떠오른 잡념일 뿐 나의 실제 삶과는 관계가 없음을 밝힌다.
내 인생에 있는 모든 오빠와 언니는 한 살 위로도 오빠요, 언니요, 인생을 한 해 길게 산 선생님이다. 내 삶은 그분들을 존경하고 사랑했던 발자취의 연속이었다.
사실 이 글은 내 후배들을 위한 글이다. 한두 살 차이지만 예의 바르게 대하는 후배들도 있다.진심이 아니라는 건 다 알아.내가 43살, 네가 42살이면 내 인생에 비해서 너도 98%나 살았어 그냥 친구다. 밥값도 반푼 내자.
나보다 1살이라도 어린 친구들은 위의 글을 유념하기 바란다.마무리 괜찮았어?ㅋㅋ